본문 바로가기
0. Life Log/Job & Profession

뭘 해먹고 살아야 하는걸까.

by Never Settle Down 2022. 10. 15.
반응형

 

김수영 - Day Alone

 

한 때 팬클럽 창시 멤버로

반짝 좋아했던 김수영씨.

 

목소리는 좋은데 라이브를 못한다 ㅋㅋ.

Sam Smith나 Kelly Clarkson에 매료된 이유는

라이브가 레코드보다 더 좋았기 때문.

 

수영씨 앨범이 가진 그 특유의

축축한 분위기가

나와 너무 같았기 때문이다.

 

라방에서 일상 모습을 보면

전혀 다르게 밝고 귀여웠던. 수영씨

 

 

김수영 - He Will Know Someday (나라면 다르게 지었을 것 같은 제목)

요즘에 듣지 않던 노랠 듣고서

갑자기 떠오른 널 부르게되

 

이런날 언제쯤이면 넌 알게될까

부끄러운 마음이면 날 알아볼까

 

 

 

 

 

남들 4년 3년반 다니는 대학교를

6년씩이나 다니며 3개의 전공을 거쳐

2개의 졸업장을 받은 나는 늘 우울했다.

 

그게 병리적인 우울감도,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말하는 침울함도 아니었다. 

그런 일반적인 케이스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나만의 우울함이 있었다.

 

 

나의 인생은 왜 이런가

내 부모는 왜 억만장자가 아닌가

 

이런 우울감은 아니었다.

 

 

 

삶의 의미는 늘 궁금했고

목적과 meaning을 알지 못한채

묵묵히 걸어가야한다는 것이 

문득 문득 내게 허탈감을 안겨다 주었다.

 

 

 

지금은 신도, 삶의 목적도

불가지(不可知), 알 수 없다는 결론을 거머쥐고 있지만

당시는 신학의 불가지론 (Agnosticism),

삶이 가진 의미의 불가지론 (나에게는 reductionism이 적당할 것이다)

까지 결론을 내지 못하였다.

 

당시에는.

 

 

 

소 뒷걸음치다 잡은 최종면접으로 들어간 회사.

개발자로 유인하여 아무거나 쥐어주는 회사.

네트워크 엔지니어로 평생 남고 싶지 않았다.

 

왜 평생 남지 않고 싶었을까.

사는게 고통스러웠기 때문이지 않을까.

 

햄스터 챗바퀴 돌아가는... 

지금도 악몽으로 가끔 출근한다.

구역질나는 직무.

 

 

 

취업은 해야겠고.

내가 하고싶은 일은 모르겠다.

전략 경영이 좀 재밌어 보이는데,

내가 가진 회사는 없기 때문에.. 불가능하구먼.

 

전적 대학서 졸업작품을 몇개 했다.

소프트웨어공학과 iOS 앱개발.

기계공학과 소형 위성 개발.

본인 전공 학과 쓰레기 장난감 개발.

 

프로그래머는 날고 기는 넘들이 많았고

현장에서도 학창시절에서도 내가 봤던 개발자들.

경쟁과 전투에 절어있는 사람들과 치열하게 서열싸움을 하고싶지 않다.

 

 

 

돈 걱정 없이 하고싶은 것 하라면,

진짜로 내가 하고싶은 것이 있다면

대학원 졸업하고 교수직으로 앉아

연구하고 가르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플라톤은 내가 좋아하는 철학자이다.)

 

 

애들은 줄어가고

세상 천재들은 많은데

교수직은 하기 힘들 것 같고...

 

학부연구생 시절 더럽고 부패한 모습을 너무 많이 봐서 그런지

대학원에도 선뜻 손이 안 간다.

 

 

 

신호 및 시스템 B+ 하... 솔직히 저 겨수님 나랑 너무 안 맞음. (i.e. 본인이 이해를 못했음)

전기전자공학 / 소프트웨어공학 / 정보관리보안학

삼복수중인데,

내 뇌에게는 그닥 stimulant하지는 않는 것 같다. 

 

 

뭐 새로운 것들을 배우니 쏠쏠하니 재미지긴 한데..

아이고 배워서 뭐하노 의미없다

생각이 문득 스쳐지나가버리는 그런 날들이다.

 

 

지금 3학년 2학기로 8과목 24학점 수강중이고,

앞으로 8과목 + 4과목 수강하면

학위가 1+2 특가세일로 발급된다.

 

 

그 전에 외국도 좀 가보고싶고

금전적으로 좀 안정을 찾고 싶은데.

 

일찌감치 비혼주의자로 돌아서서 망정이지

결혼준비하랴 2세준비하랴 바쁜 친구들 보면

어휴 먹고 살기 힘들다.

 

 

 

내 머리는 Platonism을

내 현실은 Stoicism을

내 방향은 Epicureanism을

향하고 있다.

 

 

 

사람은 왜 살아야 하는 것일까.

신은 존재 하는 것일까.

 

내가 내릴 수 있는 답변은

불가지-뿐이다.

알 수가 없을 뿐.

 

 

 

 

 

 

언플러그드 2016년

 

반응형

Comment(s)